파판일지 23

[FF14] 아주 좋은 임프

"자네를 위해 이슈가르드식 차를 준비해 보았네!" 어쩐지 평소에 비해 동작이 과하다는 느낌이 있기는 했다. 모험가는 오늘따라 그에게도 기분이 좋은 일이 있겠거니 하고는 별 의심 없이 차를 받아마셨다. 그러나 그 한 모금은 목구멍을 다 넘어가지 못했다. 콜록콜록, 커헉. 한참동안 기침을 해 대던 모험가는 얼굴을 찌푸린 채 겨우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그는 씨익 웃고 있었다. "후후, 거기엔 후추가 들어있었지." 테이블 모서리 끝에 비스듬히 걸터앉은 채로, 모험가의 얼굴과 모험가가 내려놓은 컵을 번갈아 보며, 오르슈팡은 만족스럽다는 듯 말했다. "그 배신감에 찬 눈동자... 아주 좋아!" 오르슈팡? 아니, 오르슈팡이 아니다 이건. 모험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어쩐지 아까부터 묘한 위화감이 들었던 것을..

파판일지/14 2016.10.21

[FF14] 에오르제아 명작동화 컬렉션 (2)

에오스와 셀레네 한 모험가가 길을 가다 열심히 힐하고 있는 학자를 보았다. "에오스랑 셀레네 중에 누가 더 일을 잘 합니까?" 모험가가 외치기로 물었다. 그러자 학자가 귓속말로 답했다. "셀레네가 더 낫습니다." 모험가는 그냥 외치기로 답해도 될 텐데 왜 번거롭게 귓속말을 했냐고 물었다. 그러자 학자가 답했다. "그랬다가 우리 요정님이 삐치기라도 하면 저는…." 금마 흑마 어느 백마도사가 말작을 하러 극 타이탄을 갔다가 절벽 밑으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유일한 말인 유니콘을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백마도사가 엉엉 울고 있자 타이탄이 나타나서 물었습니다. "이 황금색 굴팍시가 네 말이냐?" "아니라고? 그럼 이 칠흑색 나이트메어가 네 말이냐?" 백마도사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제 말은 빛도 안 나고..

파판일지/14 2016.10.19

[FF14] 에오르제아 명작동화 컬렉션 (1)

샤드팔이 소녀 "샤드 사세요! 샤드 사세요!" "누가 요즘 샤드를 사서 써? 집사한테 채집시키지." 오늘도 샤드를 다 팔지 못한 샤드팔이 소녀는 샤드를 하나씩 꺼내서 소원을 빌기 시작했어요. "이 샤드를 팔아서 집을 사야지. 예쁜 가구와 장식품들로 가득 꾸미는 거야. 그리고 멋진 옷도 사서 입어 봐야지!" 샤드팔이 소녀는 어쩐지 몸에서 조금씩 에테르가 빠져나간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지만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마물치기 소년 "S급이 나타났다! S급이 나타났다!" "A급이야! A급이 나왔어요!" "에이, 또 오보잖아!" 그러던 어느 날 마물치기 소년은 진짜로 나타난 S급 마물에게 어그로가 끌리고 말았어요. "S급이야! 저 좀 살려줘요! 진짜 S급!" "또 오보겠지 뭐." 빨간 로브 메인 스토리에서 얻..

파판일지/14 201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