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일지/14

[FF14] 에오르제아 명작동화 컬렉션 (1)

틈새임프 2016. 10. 19. 13:37

샤드팔이 소녀

 "샤드 사세요! 샤드 사세요!"

 "누가 요즘 샤드를 사서 써? 집사한테 채집시키지."

 오늘도 샤드를 다 팔지 못한 샤드팔이 소녀는 샤드를 하나씩 꺼내서 소원을 빌기 시작했어요.

 "이 샤드를 팔아서 집을 사야지. 예쁜 가구와 장식품들로 가득 꾸미는 거야. 그리고 멋진 옷도 사서 입어 봐야지!"

 샤드팔이 소녀는 어쩐지 몸에서 조금씩 에테르가 빠져나간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지만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마물치기 소년

 "S급이 나타났다! S급이 나타났다!"

 "A급이야! A급이 나왔어요!"

 "에이, 또 오보잖아!"

 그러던 어느 날 마물치기 소년은 진짜로 나타난 S급 마물에게 어그로가 끌리고 말았어요. 

 "S급이야! 저 좀 살려줘요! 진짜 S급!"

 "또 오보겠지 뭐."

 


 

빨간 로브

 메인 스토리에서 얻은 빨간 로브를 입은 새싹 모험가가 있었어요.

 "이 물건을 그 NPC에게 전달해 주면 된다네." 

 빨간 로브 모험가가 물건을 받아서 NPC에게 가져다 주자, NPC는 갑자기 새 퀘스트를 주기 시작했어요.

 "모험가님 오신김에 이것도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모험가님 이것도…."

 그렇게 한없이 부려먹히던 빨간 로브 모험가는 레벨업은 하지 못한 채 지쳐 쓰러질 지경이 되었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마침 그 때, 지나가던 만렙 모험가가 빨간 로브 모험가를 발견하고 구해 주었답니다.

 "서브퀘는 지금 안 해도 됩니다."

 


 

백설엘레젠과 일곱 라라펠

 이슈가르드 어느 귀족 가문에 솜 알처럼 하얀 피부를 가진 엘레젠 아가씨가 있었어요. 그런데 아가씨의 아버지가 어느 황혼부족 엘레젠과 재혼을 하게 되었답니다. 새엄마는 무엇이든 꿰뚫어볼 수 있는 조디악 글래스를 가지고 있었어요.

 "조디악 글래스야, 조디악 글래스야. 나의 아름다움 점수는 몇이니?"

 "미세하게 빛이 느껴집니다."

 "그, 그럼 저 아이의 점수는 몇이니?"

 "무척 강한 빛이 느껴집니다."

 자신의 아름다움이 세상 최고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새엄마는 화가 난 나머지 아가씨에게 누명을 씌워버렸어요. 아가씨를 불쌍하게 생각한 귀족 가 기병은 아가씨를 죽이지 않고 몰래 도망치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아발라시아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메던 아가씨는 집 한 채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일곱 라라펠들이 살고 있는 곳이었지요. 아가씨는 일곱 라라펠들과 함께 채집과 제작을 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조디악 글래스를 가지고 놀던 새엄마가 아가씨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새엄마는 로브를 쓰고 레벨업 중인 모험가로 변장해서 라라펠들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이 약은 고성능 강장제랍니다. 이것이 있으면 채집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요."

 약을 마신 아가씨는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새엄마가 건넨 약은 극독약HQ였거든요. 라라펠들은 잠든 아가씨를 보고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한 모험가가 우연히 그 곳을 지나게 되었어요.

 "이것은 수면의 극독약이다! 상태 이상 해제 마법을 쓰면 해제할 수 있어!"

 모험가의 해제 마법 덕분에 아가씨는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고, 두 사람은 언약식을 하게 되었답니다.

 


 

초코보가 된 게으름뱅이

 파밍하기가 귀찮았던 한 모험가가 기살의 야채를 사러 가겠다며 돈을 받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길에서 한 연금술사가 초코보로 변신할 수 있는 환상약을 제작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초코보가 되면 귀찮은 파밍이나 던전 같은 거 안 가도 되고 편하겠지? 그렇게 생각한 게으름뱅이는 약을 사서 마셨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연금술사가 투사직으로 잡 체인지를 하더니, 빛작을 하겠다며 초코보를 데리고 돌발을 뛰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초코보는 힐코보가 되어 쉴새없이 힐과 딜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한참 빛작을 한 뒤에 연금술사는 초코보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겼습니다. 그러면서 '절대 레이건의 야채를 먹이지 마시오.' 라는 주의를 덧붙였어요. 새 주인은 풍맥을 뚫느라 초코보를 하루종일 달리게 했습니다.

 초코보가 되면 편할 줄 알았는데,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에테르계로 돌아가는 게 낫겠어. 초코보는 죽을 작정을 하고 레이건의 야채를 먹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이후 모험가는 자신의 초코보에게 전보다 더 잘 대해주게 되었답니다. 파밍은 여전히 귀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