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일지

[RE1] 바하1 플레이 후기

틈새임프 2026. 6. 22. 21:20

스포일러 주의!  


이 글은 평범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느낀 점을 적은 메모를 모아온 것입니다.
게임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바이오하자드 1편 후기
스팀 리마스터판을 플레이했다

처음 주인공 선택지에 크리스랑 질이 순서대로 있었는데, 내가 평소 게임할 때 진짜메인주인공보다 두번째주인공을 선호해서 플레이해온 경향이 있어서 이번에는 첫번째 선택지로 떠 있는 크리스를 골랐다. 그때의 나는 전혀 짐작도 못했던 것이다. 오히려 게임적으로 질이야말로 진짜메인주인공급이었다는 걸….

왜냐하면 일단 크리스는 스토리적으로 동료도 없이 혼자 다니는 게 대부분이고 뭔가 중요한 일은 저쪽에서 다일어나는 느낌이었다. 두 번째로 게임 면에서 시작하자마자 덩그러니 혼나 남겨졌던 크리스와 달리 질한테는 뭐 해봐라 여기 가봐라 하고 알려주는 동료 캐릭터가 있어서 초행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더 되는 것 같다. 세 번째로 아이템창 갯수와 락픽 유무의 차이로 질이 크리스보다 더 빠르고 간편한 진행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질 먼저 해보고 게임 익숙해진 상태에서 크리스를 하는 게 더 매끄러워 보인달까. 

그 시절 감성을 느끼겠다고 크리스 얼굴은 예전거를 골랐는데 다끝내고 보니까 최신판이 확실히 더 잘생기긴 잘생겼다. 근데 질은 예전판 이목구비가 좀더 개성이 살아있는 거 같아서 마음에 든다.

좀비에 관한 인상. 뜰때 화면 밖에서 '우어' 하고 소리 내 주고 뜨고 브금도 바뀌고 속도도 느리고 해서 처음에는 친절한 좀비라고 좋아했다. 나중에 가니까 문도 막 열고 지나다니고 크림슨 헤드도 되고 창문도 깨고 나오고 이러긴 하는데 그때쯤 다행히 나에게도 더 강한 총이 들려 있었다. 분명 개나 개구리나 거미같은 애들이 더 질기고 상대하기는 힘들었는데, 대신 사람 형체에서 오는 불쾌한 골짜기 같은 게 없어서 그런지 공포심은 덜 느끼고 쏴죽일 수 있었다.

제일 무서뒀던 적은 역시 리사. 첫 조우 이후에는 집 안에서도 마주치는 게 아닐까 하고 엄청 긴장하고 다녔다. 리사 죽고 나니까 마음이 정말 편해졌다. 

하지만 이 게임의 진정한 공포 요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탄약이나 체력회복 아이템이나 특히 저장 아이템이 부족해져 갈 때의 그 심리적 쪼임이라고 생각한다. 

불편한 시점 조작은 내가 데메크 3, 4를 키보드로 해 온 사람이라서 그런지 좀 헤매고 불평하면서도 그럭저럭 적응해서 했다. 조작이 자유로운 3인칭 게임과 달리 시점이 정해져 있으니까 정해진 구도의 공포 연출을 볼 수 있다는 게 나한텐 신선했다.

엔딩은 리처드(다시 죽었지만), 레베카, 질을 모두 구해내고 저택 폭파하는 걸로 봤다. 끝날 무렵에 든 생각은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좀비 사태 막아놨는데 이 게임이 9편까지나 나오게 된다고?'

레베카. 얘 도대체 뭐야? 치료도 해 주고 혼자서 잘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큰일도 잘히는 거 보면 실력은 확실할 텐데 피아노 장면이 임팩트가 커가지고. 피아노 장면 때 얼마나 의아했냐면 저렇게 혼자 피아노 치다가 나중에 좀비 돼서 피아노 소리가 점점 이상해지는 연출 같은게 있나? 이런 생각을 했다.

웨스커. 너 왜 이렇게 갓생 살았니? 나는 얘가 아이템도 보충해 주니까 당연히 믿고 있다가 내가 조사 다 끝낸 데를 굳이 더 돌아보러 간다길래 '뭐 증거 인멸 하는 거 아냐?' 이러면서 의심을 시작했다. 근데 그래봤자 연구소 측 끄나풀일 거라고 생각했지 본인이 연구원이었는데 입대까지 해서 지휘관까지 됐다고? 너무 열심히 산 거 아냐 진짜로? 

진짜 명작은 명작인 게 작중 세계관 설정아랑 실제 게임플레이가 딱딱 맞춰서 흘러가는 점이 무척 좋았다. 문서 자료로 과거 사건을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 그리고 무슨 중간에 스토리 분기가 그렇게 많았다는 사실은 다 끝나고 나서 공략 찾아보면서 알게 됐다. 무엇보다 그냥 게임이 재밌어! 

게임 내내 내가 했던 말이 옛날 게임들은 왜 이렇게 컨텐츠가 풍부해? 난 저택에서 시작해서 저택에서 끝나는 게임인 줄 알았는데 무슨 맵이 또 있고 또 있고 질로 하면 또 다른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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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난이도로 크리스를 끝냈으너까 질은 매우쉬움 난이도로 빠르게 달려서 스토리를 보기로 했다.

(아 질 클리어 완료 화면도  첨부하고 싶었는데 왜 스샷이 안 남았지 그거 찍으려고 다시 마지막 전투 다시 보기도 그렇고)

크리스를 먼저 하고 왔더니 아이템창 면에서는 편했지만 대신 좀비 머리가 잘 안 터져서 좀비 태울 기름이 모자라다는 특징이 있었다.

나는 배리를 끝까지 믿었다. (아무래도 웨스커가 흑막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아니다 약간 못 믿기는 했다 마지막 전까지 웨스커 역할을 배리가 하는 거 아니야? 하는 의심을 해 봤다. 배리가 갑자기 질 버리고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장면에서는 혹시 이것도 레베카처럼 아무 이유 없는 엉뚱한 장면 아닌가?(기계치라서 버튼을 잘못 눌렀다든지)하는 생각도 해 봤다. 근데 작중 내내 기본적으로 질이 배리 무조건 믿는 듯한 모습을 보여줘서 그걸 따라갔던 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크리스 너무 조신해 보임. 원래 크리스 편에서도 크리스는 조신했는데 질 편에서 크리스는 더더욱 존재감 없고 격리실 들어갈때도 들어가라 그래서 예 하고 제발로 걸어들어갔을 것만 같은 인상이었다.

막상 둘 다 하고 나니까 질 크리스 둘 다 어쨌든 각자 서사적으로 주인공으로서는 말이 되는 거 같다. 크리스는 좀 무던하고 깍듯하게 말 잘듣는 부하가 상관과 대립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질은 불의를 못참고 잘빡치는데 믿는 동료는 끝까지 믿는다는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