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일지/WOTV

[FFBEWOTV] 스토리 이벤트 <때묻지 않은 빛 속으로> 감상문

틈새임프 2024. 10. 15. 20:35

스포일러 주의!  


이 글은 평범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느낀 점을 적은 메모를 모아온 것입니다.
스토리 상황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이벤트 스토리 내용 말고도 그냥 이참에 사달리와 엑시아에 관해 생각나는 넋두리를 마음껏 적었더니 분량이 다소 길어졌다.

지금까지 엑시아가 한 업적이 더 큰데 왜 사달리만 중요한 일을 할 사람으로 추켜세워지는 건가 내심 좀 불만이 있었는데, 애초에 엑시아는 직접적인 종교 관계자조차도 아닌 거였구나. 딱 봐도 옷차림 때문에 동료 성직자로서 만난 줄 알았는데 그냥 옷 빌려준 걸 그대로 입고 있었던 거라고. (처음에는 그 설정으로 만든 캐인데 작가들이 뒤에 바꾼 걸 수는 있고) 근데 그럼에도 테세라에서 이미 사달리 반려인으로 소문 다 나 있었을 정도면 둘이 평소에도 좀 꽁냥대고 다닌 거 아냐?ㅋ (아닌 걸로 밝혀짐)

엑시아가 기억 잃은 채로 발견됐다는 점이 좀더 엑시아를 피나처럼 보이게 만들어주긴 하지만 이젠 사실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거 같음

똑같이 신비한 힘을 가진 기억 잃은 금발 여성을 구해준 결과, 전작의 어떤 주인공은 막 모험을 다니며 온 세상을 구하고 왕족의 피와 전용 스킬이 있는 것이 밝혀지고 많은 동료와 친구가 생겼는데… 반면 이쪽 세계관에서는 온갖 설욕을 겪고 인생과 정신머리가 걷잡을 수 없이 조각조각 나락으로 갔다고. 그것도 따지고 보면 그 힘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우려고 했다는 이유로! (나는 이렇게 비슷할 수 있었을 것도 같은데 극단적으로 다른 두 캐릭터를 비교해서 안그래도 불행한 쪽의 기를 죽이는 상상을 즐겨 한다)

난 이 둘이 처음에는 서로 존대쓰다가 천천히 친해지면서 말 놨으려나 했는데 화끈하게 엑시아가 먼저 말 편하게 하라고 했네 근데 이 사달리 '저 저는 존댓말캐릭터라서요ㅠ' 이러고 앉았다고 하진짜 그래놓고 고분고분 말 놓기는 함ㅠ

아 엑시아도 이 예지력은 신이 주신 선물일 거라는 말을 하네 그리고 왠지 (신의 뜻이라면) 자기가 사달리 집앞에 쓰러져 있었으니까 교황이 사달리를 승진시킬 거다 라는 예견까지 함. 이 부분만 보면 마치 엑시아 본인의 개인적인 목표가 있는데, 기억 없는 척하고 세계관 파악 후 여기서 이런 설정으로 이 남자를 이용해야겠다 라는 속셈을 숨긴 캐릭터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거 봐 기억 없다면서 엄청 맛있는 요리를 할 줄 안다잖아 기억 없는 거 구라 아님? 이거 봐 어디 요리인지 명확히 말 안해주고 얼버무렸어! (음모론에 심취해가는데) (근데 작가들이 진짜 장래에 마음먹기에 따라 이런 설정으로도 못 쓸 것도 없으면서도 완전 예상 못한 걸로도 써먹을 수 있을까봐 두려움)

아 사달리 집에 사는 쥐한테ㅠ 이름 붙여주고 키우는거임?

어린이 구해주는 거 보면서 잠깐 이런 상상도 함. 사달엑시가 회차 반복하는 와중에 한 번쯤은 갈 곳 없어진 애를 데려다가 친자식처럼 키우는 상상. 수십 년 지나서 부모보다 먼저 늙어 죽었어도 좋을 거 같고. 그마저도 천이랑 싸우다 초기화되면서 전부 없던 일이 되어버리고. 직후 이제 누가 됐든 절대 필요 이상의 개인적인 정은 주지 말자고 다짐하는 사달엑시까지 머릿속에서 일순 스쳐지나감. (물론 엄밀히는 내 안의 얘네는 처음부터 입양 그런 건 더 중요한 사명을 우선하려면 안 하는 게 좋다는 걸 본인들이 잘 알고 선택지에도 안 넣었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동인지적인 상상으로)

아 엑시아 덕에 본의 아니게 더 많은 권력과 높은 자리가 있으면 보다 손쉽게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체득하게 되는 사달리... ㅠ 이런 장면을 단순한 주인공의 착한 성품 및 성장에 따른 보상이 아니고 향후에 있을 일과 연관해서 불길하게 느끼게 만드는 이 게임 스토리가 좋다 나는. 아 마침 얼마 전에 중세 배경 게임에서 수도원이 까라고 하면 다 까야 하는 소작농민들 이야기 보고 와가지고 이해가 잘 되네

사달리가 엑시아 능력 얘기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머리까지 써서 둘러데는데 그랬다간 괜히 의심살까봐 그러는 거겠지? 한편 엑시아가 계속 의도적으로 일부러 사달리 뒤에서 자기 존재감을 숨기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와씨 교황뭐지 당신이 미래를 보고 있는거 아닌가 생각했다고 뭐지 무서워 이 종교 뭐야

지금시점엔 이 넬서스라는 애가 사달리를 아드라로 보내는 일등공신인 거 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큰일났다 우리집에있는 우렁예언가를... 헐 엑시아 혼자있으니까 갑자기 어조도 바뀌고 말투도 쎄진 느낌인데 역시 사달리 앞에선 좀... 아닌척하는 그런게...?

하... 지금 얘네 도적들 시체밭 한가운데에 비 맞으면서 등맞대고 서있으면서 숨고르면서 대화하고있는 장면 아니야 이거

아 아동납치사건 자체가 교황이 사주한 일이었다고? 교황: 이 빛은... 크리스탈의 맛이로구나! (핥짝)

아니?! 이다음에 바로 아드라행 명령받았다고!? 이거다음에 바로 2부인터루드 시작장면으로 이어진단말이야!?!

아이거큰일이다
그럼 사실상 둘이 서로 별로 아는것도 없고 안 친한 상태에서 아드라행 한다음에 이러저러그러그러한 일을 겪게 된 거라고?!

교황도 이 넬서스라는 사제도 아드라 현시점 시간대 기준으로는 평범한 인간이라면 죽었을 시간인데, 이렇게 일러도 있고 성우도 있고 뭔가 의미심장한 대사도 해주는 거 보면 분명 뭐가 있는 거겠지?

아 그럼 진짜 둘이 뭐 이를테면 사귀는 사이까지는 아직 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출발한 거였고, 근데 테세라에서는 좌천되는 김에 사랑의 도피(?) ㅋ 이런 식으로 소문났을 법도 했겠네 현 시점 브론웰까지 그 소문이 대대적으로 알려져 있으려면

아! 짜증나! 이 희망차고 모든게 잘 마무리된 것 같은 일러 뭐야 둘이 손잡고 밝은 하늘을 향해 걸어가는 이 구도 뭐냐고! 심지어 사달리 나레이션에다가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같은 소리 넣어가지고 뒷일 아는 모든 사람들만 분통 터지게 만들고

미쳤네!!!! 미쳤어!!!! 일본어 음성에선 '엑시아, 너를 꽤 기다리게 했네.'이러고 이름만 부르고 마는데 영어자막에서 'Exia, my love...' 이러고 있네 끝장났네!!! 이때 이미 사달리는... 자기 감정을 자각한 상태였던 거야 근데 그래놓고 길가암넬이 사랑하는 사람이냐고 언급했을 때 '사 사랑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이랬다고

엉엉
아이고
아 이거 어떡함?

이 마지막 장면만 봐서는 마치... 사달엑시가 천이를 없애기 위해 본인들을 같이 희생했을 때 나오는 가증스러운 나레이션 같음 (그리고 사달리가 그동안 저지른 죄가 있는데 이런식으로 이미지세탁?해서 마지막 장면 감동적으로 보이게 연출하면 다냐고 시청자들이 욕할 거 같음)

근데 다행히? 메인퀘(10장)는 아직까지? 이런 분위기 아니었잖아 아 이제보니 제목이 '오염되지않은/더럽혀지지 않은 빛 속으로' 진짜로 현 교주사달리랑 비교하라고 내놓은 제목이다

나 순간 진짜로 메인퀘에서 내가 안 보는 사이에 사달리 죽었나!? 이 생각 하고 메인퀘 목록 확인하고 영상 뒤져보고 옴 아오 아무튼 이렇게 빛으로 함께 나아가자 해서 희망일 것처럼 해놓고 실제로 일어난 일이 이제 2부 인터루드부터 시작해서 본편 메인퀘라는 거지? 그런 거지? 크으으윽

내 생각엔 시즌4 인터루드에서 무슨 ... 무슨 일이 일어날 거 같다 이 작가들아ㅠㅠㅠㅠ 제발ㅠㅠㅠ

진짜 나 이 게임 처음 시작해서 사달리 처음 봤을 때 첫인상이 와 이 성우 어디 가서 이런 권력자 악역 하는 거 들어본 적 없다 참신하게 써먹네 였는데... 진짜... 진짜 알차게도 써먹네 이 사악한 작자들 ㅠㅠ

근데 내가 일어로 듣기 영어 자막번역기 이렇게 해서 봐서 확실히 모르는 건가 싶은 게 정확히 교황이 왜 수상쩍은지는 아직 명확히 안 나온 거 맞겠지...? 정황상 무슨 의식 같은 걸 해서 크리스탈에다 빛을 채워서 하늘로 올린다고 했는데 사실은 그걸 교황 본인이 먹는다, 그걸 위해서 도적들한테 사주해서 애들을 납치해왔다 이런 거 같긴 한데 그리고 엑시아의 능력을 눈치채고 엑시아를 잡으러 왔다. 이 와중에 엑시아는 본인이 본 걸 있는대로 다 말해주는 걸 꺼리는 거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그 동안 자세히 안 나왔던 크리스탈교 신앙이 좀 더 자세히 나왔네 그러니까 크리스탈 그 자체를 섬기는 게 아니라 허늘에 신들이 있고 크리스탈은 그 매개체쯤 되는거구나

아 심란해 참담해 다음 메인퀘 나올 때까지 이 기분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거야?! 나 지금 사달엑시 유닛 얼굴일러도 정면에서 못 쳐다보겠는데ㅠㅜㅠㅠ? 에잇!! 몰라 이것도 다 블라드 때문일거야 죽어라 블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