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일지

[FE3H] 첫 클리어 감상문

틈새임프 2023. 8. 14. 22:11

이 글은 평범하게 게임을 플레이하고 나서 느낀 점을 적은 감상문입니다.
이 글에는 흑수리반 루트 및 특정 캐릭터와의 지원S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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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흑수리-제국 루트 및 예리차와의 지원S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1회차 끝나고 2회차를 시작하는 소감

이름은 벨레스인데 외형은 남캐로 해서 플레이했다!

1회차는 노말클래식 난이도로 해서 44시간 정도? 파판 택틱스 할 때, 우리편 캐릭터 못 살린 채로 이겼을 때 가슴쥐어뜯으면서 리트했던 경험을 좋아해서 클래식을 꼭 눌렀다. 결과적으로 천각의 박동 박박 써서 우리편 애들은 아무도 안 죽인채로 깼다. 2회차는 하드캐주얼로 해야겠다

펠릭스, 이그나츠, 마누엘라, 한네만, 알로이스, 샤미아 영입했다. 그때 스카우트 제안 다 안 눌러봐서 못 데려온 애도 있었을거 같아! 라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5년이 지난 후였다. 후편에선 리시테아만 회유했고 나머진 다죽였다. 아니다 클로드도 조용히 살려주는 선택지 있었다ㅜ

그래서 사신은 뭐고 예리차 집안족보는 어떻게 된 거고 벨레스 출생의 비밀은 뭔데... 를 알아내기 위해 2회차를 다른 루트로 가게 됐다. 근데 예리차 씨가 동료 되는건 이쪽 루트밖에 없다는듯?!? 분명 처음에는 아 이거 1회차에 우리 애들한테 정들어버리면 2회차에 다른 반으로 어떻게 해!!! 야단났네! 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플레이에서 이미 일방적으로 정 붙였던 다른애들 죽여야 되니까 처음엔 벌벌 떨었다가 나중에는 별 생각이 없어졌다. 특히 펠릭스가 자기 아빠 죽이고 예리차가 메르세데스 죽이는 거 보고 나니까 다른 경우는 그래... 우리 다음 생에선 다르게 만나자. 이런 마인드가 된 듯. 

여캐로 사슴반 갈 예정인데 주인공 로맨스는 뭐 싹이 보이면 하거나 말거나 하고 애들끼리 엮이는 엔딩 구경하는 게 재밌다 이번에 본 건 페트라+린하르트랑 페르디난트+도르테아랑 에델가르트+베르나데타였는데?! 난 에델도르테아 나올거라고 예상했어서 의외였다 세커플이나 된 것도 의외였고 아 펠릭스야 이번에는진짜행복하자

끝내주는 2회차 목표: 교원연수 그런 건 제쳐 놓고 매일매일 티파티만 줄창 열어야지. 


얘들아 이 선생님은 예리차선생님이랑 결혼하기로 했단다

흑수리-제국 루트 예리차 지원S에서 1회차만 한 뇌로 벨레스와 예리차의 관계에 상상 보태기

벨레스는 에델을 따르기로 선택한 뒤에도 하루하루 불안해하고 후회속에 망설이며 살았던 거지. 자신이 진정으로 에델의 뜻에 공감해서가 아니라, 그저 제국이라는 강대한 힘에 압도되어서 했던 선택이라는 생각에. 

어디 귀족 가문도 아니고 갈곳도 없는 처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디든 붙는 수밖에없었다. 이런 식으로 매 순간 속으로 합리화를 했을듯. 그때 다른 선택을 했어야 했나 하고 돌이키면서도 막상 당시의 자신에게 다른 선택지 따위는 없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그러던 차에 생각도 못한 예리차 씨가 !?!? 우리팀에 와있다는 거였다. 일단 무사히 살아있다는 것부터 반가웠다. 매주 검 수련 한 사이였거든

뭔가 수도원 처음 왔던 시절 벨레스는 갑작스럽게 자신이 모르는 귀족 세계와 종교 세계에 짓눌려 부담과 압박을 느꼈고 용병 시절에도 평소 하던 검 수련만이 심리적 안정을 주었으며 특히 자신의 검 실력에 관심가져주는 상대를 각별히 편하게 여겼다 그래서 펠릭스도 데려온건데 내가... 내가 애한테 못할짓을 크흑

아! 그리고 후반부 시작하자마자 첫주에 예배제? 그 이벤트가 있었는데 랜덤으로 예리차 씨가 지정돼서 대뜸 맨얼굴로 노래부르는 장면을 나에게 보여준 것이다... 이렇듯 갑자기 모든 이가 지금까지 내가 알던 사람들이 아니게 된 낯선 환경에서 어떻게든 정신을 부여잡고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베일과 가면에 싸인 채로 사라졌던 애가 갑자기 다 훌렁벗고 아이스크림을 눈앞에서 퍼먹고 앉아있으니(물론 그냥 생수만 마시고 서있었더라도 전에 없던 인간성을 느꼈을 것이다!) 관심이 절로 동할 수밖에. 

그러면서 어째 자기자신과 사신을 분리해서 말한다? 사신기사로 살게 된 데에 말 못할 깊은 사연이 있는 모양인데. 게다가 나를 죽이고 싶어하다니, 처음에는 검 수련하고 싶다는 말의 은유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어쩌면 썩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만약  이 참혹한 싸움이 끝난 후에 본인이 살아남는다면? 벨레스는 그 세계에서 잘 살아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무리 혁명에 성공한 세계라고 추켜세운들 자신의 손에서 저지른 일은 없던 일이 될 거 같지가 않았다. 대의라고는 해도 그건 에델을 포함한, 문장에 의한 횡포를 느낀 자들의 대의이지. 벨레스는 그 부조리를 평생 직접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와닿을 리가. 하지만 처음으로 어떤 사회에 속해서 정 붙인 사람들? 그건 직접 겪은 일이었다. 그래서 그토록 전장에서 옛 지인들과 대면하는 것을 주저했다. 유격대 애들한테는 적이 누구든 베어야 한다고 말했으면서 정작 본인은 전장에서 본 전선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있기 일쑤였다.(보물상자 깠다)

그전까지는 그렇게 사람을 잘만 죽여 놓고도 이젠 좀 아는 얼굴 몇 명 죽인 것 가지고 정신을 못 차리다니. 자신은 평생 한낱 용병에 지나지 않는 그릇이라는 것을 전장에 나서는 매 순간 깨달았다. 그러면서 이 싸움이 끝나고 나면, 자신의 출생의 비밀이나 교단의 진실 같은 것은 끝내 알 수 없고 자신은 그저 황제의 유격대를 지휘하고 전쟁에 공헌한 사람으로만 남을 것임을 직감했다. '제국의 앞잡이', '제국의 개'라는 말을 들으면 동요했다.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었기에.

그래서 언젠가 사신기사든 예리차든 그의 손에 끝나는 것이 진심으로 좋은 마무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또 그래서 언제까지고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반지 줄 때 뭐라고 했을까. 죽을 때까지 함께 해달라고? 

에필로그 후에... 그러니까 마땅히 죽여야 될 것들을 충분히 다 죽인 후에 둘이 어디 조용히 잠적타서... 

최종결전 했을까? 둘다 서로를 동시에 죽였을까? 그게 아마 본인들 입장에선 희망사항이겠지만.

절망편을 상상해주마. 벨레스가 잠들기전마다 옆에 누운ㅋㅋ 예리차를 보며 언제 죽여주나 내일은 진짜로 죽여주려나 이러면서 하루하루 고뇌와 후회를 반복하면서도 어떻게든 살아갈듯. 그시점에 사신은 더이상 벨레스의 목숨을 더 갈구하지 않게 되었을수도 있고. 

 

내 인생에 다시 보기 힘들 최고의 커플이에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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